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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쟁이 이야기

직장 그만두고 싶을때

주위를 돌아보면...자기 일을 너무 사랑해서 일하는 사람은 슬프게도 ㅠㅠ 별루 없는것같다. 아니, 사랑해서 일하기는 커녕...많은 사람들이, 특히 나같은 월급쟁이들은, 회사를 어서 때려치우고 싶어한다. 그것도 매일. 매순간. 

왜 때려치우고 싶냐고 물어보면..."그냥 웃지요"라며 속세를 살짝 초월해주시는 몇몇분들을 빼면...친구들이나 곁의 사람들한테 일 언제 그만두고 싶냐고 물어보면 어슷비슷한것같다. 회사에서 돈을 너무 쬐끔 줄때. 상사가 조낸 짜증날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열받게 할때. 내가 하는 일이 내가 봐도 같잖아보일때. 사회에서 내가 하는 일을 인정해주지 않을때 (한마디로 별 뽀대 안날때). 일이 욜리 많을때. 직장에 별 비전이 없다는걸 느낄때. (그 비전도, 결국은 "돈 많이 벌" 비전없다며 만족 못하는게 대부분인것같아서 좀 씁쓸하다는 ㅠㅠ) 뭐 대강 그 정도인것같다.

하지만 내가 일을 늘 그만두고 싶어하는 순간들은...사실 위에 경우들은 아니다. 저 정도(?)의 스트레스는 어떤 일을 해도 받기 마련인...그런 류의 것들인것 같다. 돈?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된다면...결국 돈도 상대적인거 같다. 3억을 받아도 주위에 사람들은 80억씩 번다면 늘 자괴감이 들테고...2500만원 연봉을 받아도 곁의 사람들이 88만원세대라면 부러움을 살지도 모른다. 상사랑 동료들? 일이 결국 사람인데...아니, 인생이 결국 사람인데...늘 맘에 맞는 사람이랑만 일할수는 없는것같다. 일 많은거? 좀 많아도 나는 아직 괜찮다. 요즘 같은 불경기때는 가끔 일이 많은것도 어쩌면 축복일지도 모른다. 사회에서 나를, 내가 하는 일을 인정해주는거? 그렇게 남의 눈이 중요한가. 내 인생이잖아. 이제 나는 그렇게 남이 나를 어떻게 보냐에 대해서는 신경 껐다. 아니, 신경 끄려고 매일 노력중이다.

그럼 나는 언제 회사 때려치우고 싶어하냐고? 나는...매일매일 자기전에 일기 쓸때. 그때...때려치우고 싶다. 앞에 차가운 맥주 한잔 앞에 놓고, 오늘 뭐했는지...조용히 적어나갈때..."일.했.다." 세 글자외에는 쓸께 없어서 멍하니 컴컴한 창밖을 바라볼때. 그때...그만두고 싶다. 의미없는 하루하루. 그 하루하루가 모여서 결국 인생이 되는건데, 매일매일 이렇게 보내면 결국 내 인생도 의미없어질것 같은 두려움에 빠질때, 그때 정말이지 회사를 나오고 싶다. 하루를 의미있고, 가치있게, 아니 그렇게 거창하게 의미/가치/보람 따지지 않더라도...자기전에 "아잉 오늘 좋았어"하고 잠깐이라도 생각할 수 있는 일상을 바란다면...너무 욕심이 큰걸까. 사춘기때 그랬던적이 있다. 오늘 너무 즐거워서 자기전에...다가올 내일이 설레였던. 그때처럼...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다면 아직 내가 너무 어린걸까.


내 일기장. 회사에서 공짜로 준거라 초큼 못 생겼다는...



나는 하고 싶은것도 많은데. 내 일주일의 하이라이트인, 일본어학원 한번 가는것도...좀 더 자주 가고 싶은데. 탄자니아부터 남극까지 (남극 cruise는 신혼여행을 위해서 아껴두고 있다는...ㅠㅠ) 여행 가보고 싶은곳도, 살아보고 싶은곳도 너무 많은데. 집앞의 공원에서 운동도 매일같이 하고 싶고, 보고 싶은 영화랑, 읽고 싶은 책도 너무 많은데. 피아노도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은데. 심지어 남들은 하기 싫어하는 공부도...더 하고 싶은데.